도시에서는 항상 사람들과 자동차로 붐벼서 서로 부대끼며 살다가 가끔은 피로한 몸을 이끌고 사는 곳 근처의 작은 공원을 찾게 됩니다. 공원은 특별히 재미있거나 희귀한 이벤트가 벌어지지는 않아도 그 자리에 있다는 그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곳이지요.
오늘은 2017년에 옥정신도시에 조성된 곳으로 옥정호수공원으로도 불리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공원 내에 주차장이 있지만 너무 작아서 주변 갓길이나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갓길에는 딱딱한 조랑말이 매달린 흔들리는 놀이 기구에 탄 아이들의 고함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언제인가 싶어집니다. 어릴 때는 이런 놀이기구가 마을에 들어오면 엄마의 손을 잡고 기대감에 반짝이는 검은 눈을 두리번거리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이런 희귀한 놀이 시설도 잘 볼 수가 없으니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도로변을 지나면서 옥정중앙공원이라는 명패를 슬쩍 한번 보고는 공원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근린공원은 출입문이 없는지라 어디가 입구인지가 명확치 않으니 이 명패가 보이는 위치가 메인 출입구라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 이 안내도도 보이는데 중앙의 개울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는 곳이 모두 공원인 듯한데 그 옆으로 개인적으로 항상 마음이 동하게 되는 작은 호수도 보이는군요.
하늘에는 구름은 보이지 않지만 뿌연 먼지인지 아니면 안개인지 구분이 안 가는 회색빛 형상으로 모두 멍멍한 상태가 되어 있네요. 걷기에는 햇빛이 없는 것이 좋지만 사진을 찍기에는 햇빛이 있는 것이 좋으니 이럴 어떻게 소원해야 할까요.
이제 다시 걸음을 옮겨보는데 작은 광장이 나타납니다. 안내도를 다시 확인하니 김삿갓 광장이라고 되어 있는데 김삿갓과 이 공원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나가는 객들이 이유를 알든 모르든 구경만 하면 되는 것이라는 듯 조형물들 몇 개가 가는 길 좌우에 떡 버티고 서 있으니 그냥 못 이기는 척 한번 읽고 가야겠습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지고 나면 철쭉도 피네" 라는 노래(?)가 저절로 생각나는 봄의 한가운데이니 활짝 웃고 있는 철쭉을 구경하는 것은 이 봄날에만 얻을 수 있는 작은 행복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산책로는 이제 다리로 이어져 호수로 건너가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그 위를 자전거를 신나게 타면서 달려가고 있군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그 맑고 화창한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면서 천천히 다리를 건너가 봅니다.
다리 아래를 살펴보니 좌우로 새로운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으니 이 아이들도 언젠가는 저기를 달려서 신나게 돌아다니겠지요.
언제부터 사과나무가 이렇게 공원에 많이 심어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얀 꽃을 피우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모양이 왠지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너무 색상이 밋밋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는 까닭이지요.
비웃기라고 하듯 바로 옆에서 사람들의 손길을 즐겨 받는 철쭉이 빨갛게 피어서 어깨에 한껏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인공호수에 분수가 켜져서 시원한 물방울이 이 길까지 티어 좋기는 하지만 얼마 전에 산 소중한 사진기에 물이 들어갈까 가슴 안으로 숨겨야 하니 찍어야 하는데 찍기가 힘이 드는 상황이네요.
찍어야 한다면 조금 빗겨 서서 찍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으니 내 마음대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찰칵!
호수가 있고 분수가 있으니 사람들이 쉬기에 좋은 곳이라서 의자들이 주변에 많이 보이는데 이 의자는 높이가 너무 높아 쉽게 앉을 수가 없도록 만들어 둔 것은 주체 측의 농간이 아닐까 생각을 잠시 해 봅니다. 그래도 엉덩이를 높이 띄워 의자에 앉고 보는데 편안한 느낌이 전혀 아니라서 금방 내려오게 되는군요.
어느 길을 이용해서 움직이더라도 이 공원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면 내가 원하는 길로 가는 것이 제일 좋은 선택이 되리라 믿어봅니다.
너무 멀리 가면 또 길을 잃을까 싶어 호수 중간에 보이는 나무 데크 다리를 건너기로 마음을 먹어봅니다. 이것이 마음에 드는 선택이 되기를 기대해 보네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이것도 이곳을 만든 사람들의 치밀한 농간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이 길이 아닌 길에 뭔가 혼자 먹을 것을 숨겨 놓은 것 같아요...^.^
신도시의 건설이 항상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닐 텐데 좀 더 높이높이 빌딩들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이것은 사람들의 욕심이겠지요. 인간들의 욕심이 정도를 넘으면 하늘이 노한다고 했는데 요즘 태풍이나 폭우, 가뭄을 보면 먼저 지구가 인간을 벌하고 있는 것 같네요.
욕심을 내서 저 위로 올라갈까도 생각을 했지만 이미 선점을 한 사람들이 있으니 자리다툼에 기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어집니다. 이 아래쪽 공기도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거든요.
이렇게 호수를 가득 메운 식물들이 뿜어내는 산소가 콧속으로 스며드니 머리가 조금씩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느낌이 그렇다는 얘기지 정말 그런지는 묻지 말아 주세요...^.^
잠시 물을 뿜어대는 3개의 분수들을 구경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길을 재촉하는데 개울을 건너갈 다리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계속 걸으면 좋겠지만 무릎에서 나는 소리가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건널 공간을 찾아봐야겠습니다.
두리번거리다 보니 개울에 작은 돌다리가 있더군요. 빠질 물도 없는 개울이지만 조심해서 건너봅니다.
한창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은 어디 가고 휑한 바람만 가득 농구 코트를 채우고 있습니다. 아, 코로나19롤 잊고 있었군요.
여름이 오면 이 아쿠아가든에도 물이 가득 차서 아이들이 물속에서 뛰어놀기를 기대해 보면서 쓸쓸한 기분을 달래봅니다.
기분을 달래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마침 저기에 초화원이 보입니다. 이미 기분을 달래고 있는 분들이 있으니 조심해서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이런 자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아무도 다가가지를 않습니다. 뒤에 보이는 아파트 건물들의 모습이 배경으로 마음에 들지를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철쭉을 배경으로 찍으면 나름 이쁘게 나오는 곳인데 참 안타깝군요.
여행을 시작할 때의 마음은 이제 몸이 지치는 관계로 희미해지고 있으니 주변을 빠른 속도로 구경을 하고 차로 가야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노란 황매화도 보이고 하얀 조팝나무꽃도 구경을 할 수가 있지요. 꽃들의 사진을 마음속에서 한 장씩 담아 놓고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한번 쳐다봅니다.
양주 옥정중앙공원은 2017년에 만들어진 곳이니 아무래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이겠지만 주변에 사는 분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쉼터는 없을 것 같아요. 천천히 산책을 하기에 좋은 곳이니 주변을 지나시다 혹시 시간이 남으시면 한번 들러보시면 좋습니다. 제가 구경하는 데는 약 30분이 걸렸습니다.
자차로는 네비를 이용하시면 되구요, 대중교통으로는 덕계역에서 700번 버스를 타면 약 20분이 걸립니다.
[참고]
- 연락처: 정보 없음
- 주소: 경기 양주시 옥정동로7길 110
- 출입가능시간: 정보 없음
- 휴관일: 정보 없음
- 주차비: 없음
- 입장료: 없음
- 방문시기: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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