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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이른 아침인데도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하고 근처 어린이 놀이터에서는 재잘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니 이제는 봄에 기대어 구경하러 다니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이에 경기도 양주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공원 독바위공원을 구경하기 위해 찾아보았습니다.

오랜 세월 혹독한 비와 바람을 이겨내며 자리를 바꾸고 앉아 살을 깎이는 듯한 아픔을 겪으며 침묵의 날들을 맞이하고 있는 거대한 바위 산을 보러 갑니다. 하늘은 이제 봄을 지나 여름에 온 듯 땀이 조금씩 이마 위로 슬금슬금 흘러내리고 있는 한낮이지만 마음만은 아직도 꽃들이 한창인 봄에서 멀리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얗게 반짝이는 눈부심을 느끼고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강렬한 눈빛을 건네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고 조금은 귀찮아서 별 기대도 없이 바라보니 순수한 이목구비에 수줍은 듯 꽃잎이 떨고 있는 꽃들이 보입니다.

지금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고도 다음에 찾아올 객들을 위해 또다시 생을 시작하는 모든 나무들처럼 이 사과나무도 우리에게 건네줄 사과를 만들기 위해 사과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겠지요.

아,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는 우리에게 안내가 되어줄 그림이 보여서 한참을 바라보는데 이곳에도 볼거리가 많으니 많이 구경하고 가라는 듯 이곳저곳 이름을 불러주고 있군요.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 탓인지 아니면 다른 곳을 먼저 가느라 피곤한 탓인지 시큰둥하게 쳐다보는 내가 참으로 민망하게 느껴지네요.

엄마 아빠 손에 이끌려 이곳을 찾은 아이들인지 기뻐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지만 어린이 놀이터는 관심도 주지 않는 아이들에게 손짓을 계속하고 있네요. 엄마와의 시간이 지겨워질 때면 그 손길에 화답하듯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나갈 아이들이겠지요.

이곳에도 과거의 역사 속을 살았던 인물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건물들이 보이는데 전혀 예상을 못 하고 있던 풍경이라 이곳도 구경을 해야 하나 고민을 잠시 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월정 윤근수의 사당이라는데 이전에 있던 건물은 주춧돌만 남아 있던 것을 1990년에 다시 지어진 건물이라고 합니다. 본당 건물의 이름은 월정사라고 불리나 봅니다. 하지만 역시 이 건물도 문이 굳게 닫혀있어서 주변만 구경할 수밖에 없어 보이니 작은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나마 위안이 되어 주는 조팝나무들이 주변에 있어 소담스러운 꽃을 잠시 구경하고 나니 꿀꿀해지려던 기분이 슬슬 풀리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과거 유명했던 분들이 쓴 고시인 듯한 문장들이 쓰인 것들이 몇 개 보이는데 그 뒤로 보이는 돌들은 과거 월정고택을 지탱하던 것들인 모양입니다.

봄이면 가까이 봐야만 보이는 봄까치꽃, 제비꽃과 같은 작은 들꽃들이 지천에 자라고 있지만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주지 않는 것들이지요. 누군가는 이런 작은 것들에게도 사랑을 나누어 주어야 오랜 세월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물 한 모금의 소중함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즈음에는 이런 우물이라도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옛날 차가운 우물물을 두레박으로 따서 시원하게 마시던 그 기분은 이제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할 것 같네요.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월정고택의 우물을 슬쩍 보고 갑니다.

목이 마르면 우물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이곳은 이미 물이 말라 아무것도 없으니 굳이 빠른 걸음으로 찾아본들 허탕인 듯한데 말을 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알 것이니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물이 없으면 작은 정자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시원할 테지만 요즘은 봉이 김선달이 주변에 많이 있어서 물을 얻는 방법은 우물 말고도 많으니 걱정할 일은 없을 듯합니다.

오늘 찾은 이곳은 원래 가고자 했던 목적지의 한 곳은 아니었지만 가까이 있는 공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이 여린 여행자인 관계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구경을 계속해 봅니다. 이제 더 힘든 산길을 가게 되겠지만 별로 멀지도 않는 길인 듯하니 천천히 발을 내디뎌봅니다.

그런 우리에게 이제 다른 모습도 내어주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운 마음씨는 정말 고맙고 상냥도 하지요. 이 팥배나무꽃도 다른 들꽃만큼이나 작은 모습이지만 역시 그것만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지요.

산길을 걷고 걸어 보고자 했던 모습이 나타나지만 아직은 우거진 나무들로 인해 그 모습을 완전히 들어내지 않고 있군요. 이 독바위 정상으로도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올라가는 길이 워낙 힘들어 보여서 그만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날의 선택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올라가는 길이 너무 가파르고 힘이 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관람존으로 걸으면서 독바위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는데 오랜 세월 이곳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은 고뇌의 모습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발길이 머무는 곳으로 눈길을 자주 주는 것은 대부분은 관심이 없는 들꽃들을 보기 위함인데 그 마음을 아는 것인지 황매화가 그 특유의 노란색을 한껏 뽐내고 있으니 싫어도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저 아래쪽에도 쉬어갈 자리가 보이지만 저기로 가는 짧은 길도 오가는 일이 귀찮은 여행의 순간입니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듯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지요.

정자를 보고 있는 육체이건만 이제 눈은 이미 독바위를 쳐다보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순간이네요.

이끼도 낀 듯 조금은 초록빛이 도는 독바위를 보고 있자니 세로줄의 단층이 순간 화들짝 놀라게 합니다.

위아래로 쌓여서 만들어지는 단층이 세로줄 모양으로 서 있다는 것은 지금 서 있는 이곳이 과거에는 한번 뒤집어진 적이 있었다는 의미이지요. 너무나 딱딱한 대지가 모습을 바꿀 정도의 힘이라면 결국 자연의 힘밖에 생각이 나지가 않습니다. 영화 속의 슈퍼맨도 이런 일은 하질 못하겠지요.

독바위 바로 앞에는 작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는 듯 쉼터도 있고 조형물들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정자에는 이미 주인이 차지하고 있어서 그냥 주변만 구경을 하고 왔지요. 남자의 다리 베개를 하고 누운 여자가 곤히 잠을 청하고 있으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안되겠지요.

작은 관람존이라고 되어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이런 의자들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이런 것들은 보통 카페 같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참 특이한 곳입니다.

관람존 우측에는 암석원도 조성이 되어 있으니 구경을 하기에 좋은 곳이지요. 이곳 주변을 꾸미면서 나온 들들을 모아서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주변을 더 돌아 볼 수도 있지만 이제는 온 길을 되짚어 돌아갑니다.

이곳에 있는 독바위는 삼국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토각이 발견이 되어 고구려의 보루로 추정이 된다고 하는데 항아리처럼 생긴 바위산을 독바위 혹은 옹암산으로 불렀다고 하며 천지가 개벽할 때 마귀 할머니가 이곳에서 술을 빚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요즘에 찾아보기에도 좋은 곳이니 더워지기 전에 맛난 도시락을 준비하여 잠시 소풍을 나서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그런데 바위 앞에 보이는 이 조형물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고구려 역사의 기백을 담은 땅이라고 고구려 왕들의 계보가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고구려 시대의 보루라고 이렇게 만들어 둔 것 같은데 조금은 생뚱한 모습이네요.

돌아가는 길도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이지만 가끔은 올 때 보지 못한 것들이 있기도 하지요. 열매가 익으면 따서 술도 담아 먹는다고 하는 꽃사과나무가 몇 송이 남은 꽃잎의 흔적만 남아 있군요.

윤근수의 사당에 이르러서 정자 쪽으로 이동을 하면서 보이는 풍경도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모습인데 이 주변에 무궁화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모양입니다.

원래 있던 나무들도 있지만 새로 심은 나무들도 보이는 곳인데 여름에는 아무래도 더위는 좀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네요.

요즘은 우리나라 무궁화 꽃도 옛날처럼 벌레들도 많이 보이지 않고 이쁜 것들이 많으니 이런 무궁화 동산이 꾸며지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무궁화가 피면 이 포토존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윤근수의 사당을 배경으로 세쌍둥이 돌탑들을 구경하면서 오늘의 일정을 끝냅니다. 한쪽에 있는 잔디광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운동공간은 멀어서 가보질 못했으니 혹시 가시면 함께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양주 독바위공원은 6.25 전쟁 때 덕정리에 주둔한 미군 공병대의 발파 작업으로 돌을 깨네는 과정에 많이 훼손이 되었다고 하고 그 이후로도 채석 작업으로도 산이 절만 이상 깎여진 상태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주변에 공원으로 조성이 되어 있어 쉬어가며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니 한번 들러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곳을 구경하는 데는 40분이 걸렸습니다.

자차로는 네비를 이용하시면 되구요, 대중교통으로는 덕정역에서 118번 버스를 타면 약 20분이 걸립니다.

 

[참고]

- 연락처: 정보 없음

- 주소: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889

- 출입가능시간: 정보 없음

- 휴관일: 정보 없음

- 주차비: 없음

- 입장료: 없음

- 방문시기: 202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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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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